무료로 볼 수 있어도 돈 주고 산다. 1000억대 자산가 세이노(필명)가 쓴 ‘세이노의 가르침’(데이원)이 13일 교보·예스24·알라딘 국내 3대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석권했다. 출판사 블로그(https://blog.naver.com/dayonepress)에서 종이책 출간과 동시에 지난 2일부터 무료로 전자책 파일을 받을 수 있게 했는데도 판매 부수 1위를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종이책 주문만 20만부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 데이원 관계자는 “종이책 1권 팔릴 때 전자책은 2권꼴로 나간다”고 했다. 실질적으로는 60만명 이상이 이 책을 접한 것이다.

세이노는 ‘현재까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No라고 말하라(Say No)’는 의미로 붙인 필명이다. 1955년생으로 본명을 공개한 적은 없다. 올 초 본지 인터넷 연재를 앞두고 순자산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01년부터 언론에 ‘세이노의 돈과 인생’을 연재하며 이름을 알렸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그동안 그의 기고글과 인터넷 카페 글을 묶어 제본 형태로 돌아다니던 것을 정식으로 출간하며 내용을 보강한 책이다. 세이노는 서문에 “책으로 돈벌이할 생각이 없어서 책을 안 내고 있었는데, 제본가(價)에 판매하겠다는 출판사가 나타나서 책을 내게 됐다”고 했다. 700쪽에 달하는 그의 책은 이례적으로 싼값인 정가 7200원에 팔리고 있다. 저자 인세는 아예 안 받는다.

책엔 일종의 세상살이의 지혜를 모았다. 공무원 다루는 법 같은 바로 실용적인 이야기, ‘금융지식이 부자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철학 등이 있다. 구매자 열 명 중 일곱 명이 3040세대였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공식적으로 책으로 나온 건 처음이라 관심이 쏟아졌고 저자 팬층이 일종의 ‘리스펙트’를 보내며 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