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아난요 바타차리야 지음|박병철 옮김|웅진지식하우스|576쪽|2만9000원

잘 만든 평전은 읽고 나면, 오래된 친구가 생긴 느낌이다. 이 책이 그렇다. 15년간 학술지 ‘네이처’에서 일한 저자가 ‘20세기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 평가받는 폰 노이만의 삶과 학문적 성과, 그가 인류에 공헌한 업적 등을 정리했다. 여섯 살 때 8자리 수 곱셈을 암산으로 해냈고, 10대 때 20세기 수학의 여러 난제를 해결한 ‘부다페스트의 수학 천재’. 수학자이면서 또한 물리학자인 그는 양자역학에 중요한 정리들을 발견하고,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핵무기 개발에 관여했으며, 컴퓨터의 탄생에 이바지한다. 게임이론을 낳아 현대 경제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놓는다.

책의 강점은 천재의 업적과 일상을 함께 조망했다는 데 있다. 운동을 극도로 싫어해 둘째 부인이 스키를 타러 가자고 했을 때 “이혼하자”고 한 일화, 운전 실력이 나빠 프린스턴에서 지낼 당시 그가 사고를 낸 곡선도로에 ‘노이만 코너’란 별명이 붙은 이야기까지, 인간 노이만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