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설 연휴로 조업(操業) 일수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수출액이 1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설 연휴 등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7% 늘면서 역대 1월 중 둘째로 높았다.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기업용 SSD(대용량 저장장치) 등 품목이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특히 선전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0.3% 감소한 491억2000만달러(약 72조원), 일평균 수출은 7.7% 증가한 2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설 연휴로 휴일을 뺀 조업 일수가 작년 1월보다 4일 감소하며 수출이 일시적으로 둔화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101억달러)는 AI용 반도체 판매가 늘면서 8.1% 증가해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우리나라의 또 다른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는 19.6% 하락했다. 산업부는 “자동차 업계가 평일인 지난달 31일에도 추가로 쉰 영향이 크다”고 했다.

지역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춘제 연휴로 14.1% 감소했고, 미국으로의 수출도 자동차 등 영향으로 9.4% 감소했다. 내달부턴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현실화 등으로 수출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무역·통상 정책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정책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 방안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