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 역을 맡은 배우 박은빈./뉴스1

15% 시청률을 기록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인기가 출판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속 에피소드들의 원전(原典)이라고 할 수 있는 책들은 물론, 장애를 다룬 도서들의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우영우’ 4화 ‘삼형제의 난’ 편에서 주인공은 형제간 상속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억울한 상황에 처한 막내(동동삼)에게 일부러 ‘맞을 것’을 제안한다. ‘범죄행위가 있는 때 증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민법 규정을 이용해 막내에게 불리하게 짜인 증여 계약을 무효화하는 작전이 통한 것. 이 ‘묘수’는 조우성 변호사의 법정 에세이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에 나온 내용을 각색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은 에피소드가 공개되자 원작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7월 초 출간된 조 변호사의 책(총 2부)은 한 달 동안 약 2만5000부가 팔렸다. 드라마 시청률 상승과 함께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예스24에 따르면 7월 마지막 주 판매량은 출간 직후 대비 3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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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출간된 신민영 변호사의 사건 일지 ‘왜 나는 그들을 변호하는가’는 1화에서 우영우가 형사재판 속 민법상 상속 문제를 짚어냈던 에피소드의 소재로 알려졌고, 2020년에 나온 신주영 변호사 에세이 ‘법정의 고수’는 시골 마을 개발을 둘러싼 분쟁을 다룬 ‘소덕동 이야기’ 에피소드의 원작이라고 알려지며 두 책을 찾는 손길이 급증했다. 두 책은 지난 6월 29일 ‘우영우’가 처음 방송되기 전 1개월 동안은 판매 부수가 한 자릿수였지만(예스24 기준), 방송이 나간 후 한 달 동안 두 책의 판매량 합계는 2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인공 우영우가 가진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30년간 자폐 아들을 돌본 엄마의 이야기인 ‘아들의 답장을 기다리며’는 7월 1일 복간된 이후 한때 감성/가족 에세이 분야 3위까지 올랐고, ‘특별한 아이에서 평범한 아이로’는 7월 10일 출간된 이후 가정 분야 TOP100에 올랐다. 예스24는 드라마 방송 이후 장애를 다룬 도서의 판매량이 약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영우 효과’로 장애 관련 도서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출판계 전망이다. 예스24 안현재 MD는 “최근 몇 년간 장애인과 소수자에 관한 책은 꾸준히 늘어왔지만, ‘우영우’를 기점으로 장애 관련 도서가 사회적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며 “드라마 방영 이후 출판 회의를 할 때 장애 이슈를 준비해보겠다는 출판사들이 많아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