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 시각) 라트비아를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EPA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 미군을 추가 배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10일(현지 시각)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아르티스 파브릭스 라트비아 국방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은 라트비아 등 발트 3국과 더 많은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 국방장관으로는 27년 만에 라트비아를 방문했다.

옛 소련에 강제 병합됐다가 소련이 붕괴하며 독립한 발트 3국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며 서방 진영에 합류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다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왔다.

미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 주둔 병력을 8만여 명에서 10만여 명으로 증강했다. 지난 6월에는 미 켄터키주에 있는 육군 5군단 사령부를 폴란드로 이전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유럽 주둔 병력 증강 계획도 발표했다. 라트비아 주둔 미군 병력도 100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600명으로 늘렸다.

파브릭스 라트비아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최우선순위는 미군으로부터 더 큰 조력을 받는 것”이라며 “국가 방위를 위해 우리 군은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경에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는 죽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새 군사 장비를 구매하고 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