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역 첫 서양식 건물인 전북 전주 전동성당이 보수 공사를 마치고 2년여 만에 다시 개방된다. 전주시는 국가 사적인 전동성당의 원형 보존을 위한 보수·정비 공사를 마무리하고 가설 비계와 가림막을 해체했다고 2일 밝혔다.

전동성당은 건립 100년이 넘으면서 외부 벽돌 표면 박리 현상과 함께 풍화작용이 진행됐다. 종탑과 좌우 첨탑 부분이 부식되는 등 손상이 심해 보수가 필요했다. 이에 전주시는 지난 2019년 보수·정비 설계를 마치고 2020년 6월부터 예산 10억원을 투입해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종탑과 첨탑을 중심으로 벽돌 4000여 장을 교체하고 줄눈·창호 등을 보수했다. 건물 표면에 있던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전주 한옥마을 안에 있는 전동성당은 호남 지역에 최초로 지은 서양식 건물이다. 중앙 종탑과 양쪽 계단 지붕에 비잔틴 양식의 뾰족한 돔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한국 교회 건축물 중 곡선미가 아름답고 웅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1988년 개봉한 영화 ‘약속’에서 주인공인 배우 전도연과 박신양이 결혼을 약속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전동성당은 조선 시대 천주교도의 순교 터에 1914년 건립됐다. 1791년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이 박해를 받고 이곳에서 처형됐다. 이들을 기리기 위해 1889년 프랑스 보드네 신부가 부지를 매입하고 1908년 성당 건립에 착수해 1914년 완공했다. 1981년에 사적 제288호로 지정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동성당이 보수 정비를 통해 옛 모습을 되찾았다”며 “그동안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보수 공사로 전동성당을 제대로 관람할 수 없었는데,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찾아왔다”고 했다.

/전주=김정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