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 대표팀의 이상혁이 25일 항저우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그룹 A 카자흐스탄전에서 가볍게 승리를 이끌며 8강행을 확정지은 후 인터뷰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김정균 감독이 이끄는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 예선에서 25일 2연승을 거두며 가뿐히 8강에 안착했다. 신성(新星) ‘쵸비’ 정지훈(22·젠지)과 전설 ‘페이커’ 이상혁(27·T1)이 번갈아 출전하며 활약해 우승 기대감을 높였다.

LoL은 ‘탑’ ‘정글’ ‘미드’ ‘바텀’ ‘서포터’ 5명이 팀을 이뤄 상대 팀 후방 지역 구조물 ‘넥서스(Nexus)’를 파괴하면 승리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최근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LoL을 비롯한 7개 게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LoL 아시안게임 선수 로스터는 6인까지 등록 가능해 5개 포지션 중 한 포지션에 두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데, 한국은 미드 포지션에 쵸비와 페이커 두 명을 선발했다. 국내외 대회에서 십 수 차례 우승한 페이커는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이 무기다. 반면 최근 국내 대회에서 3회 연속 페이커를 누르고 우승한 쵸비는 현재 폼에서 더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콩, 카자흐스탄과 함께 A조에 속한 한국 대표팀은 25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단판제로 치러진 A조 조별 예선 경기에서 2승을 거둬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홍콩을 상대로는 쵸비가 출전해 23분 52초 만에 승리를 거뒀고, 카자흐스탄을 상대로는 페이커가 출전해 17분 4초 만에 게임을 끝냈다. 두 팀 모두 한국보다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 한국은 침착하게 이들을 제압했다. 카자흐스탄전에 출전한 페이커는 공격적 챔피언인 ‘요네’를 골라 10분 만에 5킬을 기록했다.

‘LoL계의 메시’ 페이커의 출전 소식에 큰 기대감이 몰렸으나 이날 예선전들은 보조 경기장에서 취재진이나 관중이 없는 상태에서 치러졌다. 그럼에도 취재진 수십명이 믹스트존에서 페이커 경기를 지켜보고, 인터뷰에서 해외 기자들이 페이커와 사진을 찍는 등 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8강에 진출한 한국은 27일 오전 10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8강전에서 이기면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중국과 28일 4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