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차 공장을 방문해 ‘육군 현대화’를 강조하며 ‘2차 장갑 무력 혁명’을 주장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가 4일 보도했다. 북한은 러시아 파병을 공식화한 이후 지난달 전술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신형 5000t급 구축함을 공개하는 등 재래식 무기 체계를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서 탄도미사일과 인공위성 등 전략 무기 기술은 물론 재래식 무기 체계 현대화를 위한 각종 군사기술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탱크 내부 살펴보는 김정은 - 검정 가죽 재킷을 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탱크 위에서 무릎을 꿇고 내부를 살피고 있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4일 공개했다. /노동신문 뉴스1

노동신문은 4일 “김 위원장이 땅크(탱크) 공장 여러 곳을 돌아보며 생산 실태와 현대화 사업 정형, 핵심 기술 연구 과제 수행 정형을 살펴봤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공장을 시찰하면서 “지난 세기의 장갑 무기를 최신식 땅크와 장갑차로 교체하는 것은 무력 건설과 육군 현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현대화를 다그쳐 대규모 땅크, 자행포(자주포) 생산 능력을 조성하고 우리 무력의 장갑 무기 체계들을 빠른 기간 내에 전반적으로 갱신하는 것은 제2차 장갑 무력 혁명”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검은 가죽 재킷을 입은 김정은이 관계자들과 탱크 위에서 무릎까지 꿇고 내부를 살피며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최근 북한의 무기 체계 공개는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받아 전략 무기를 개발하는 동시에 남측에 크게 뒤진 것으로 평가되는 재래식 전력 수준도 향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탱크는 지난해 11월 무장 장비 전시회에서 공개된 ‘천마’ 계열 전차와 같은 형태로 분석된다.

적 대전차 무기를 자동 요격하는 ‘능동 방어 장치’ 등 우리 K-2 전차도 아직 전력화하지 못한 최신 기술을 북한이 먼저 탑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매체는 “일체식 동력 전달 장치(‘파워팩’이라 부르는 전차 엔진 및 변속기)의 개발로 땅크의 주행 및 각이한 기동 특성들을 제고했다”고도 주장했다. 북한이 파워팩을 개발했다면 러시아 기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최근 5000t급 ‘최현’호에서 무장 발사 시험을 한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러시아의 함대지 순항미사일 ‘지르콘’과 형상이 유사하다. 최현호 마스트 4면에 장착돼 360도 전방위 동시 감시가 가능한 위상배열레이더도 러시아의 카라쿠르트급 함정에 탑재된 레이더와 형상 및 설치 각도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공장은 중국에서 약 50㎞ 떨어진 곳에 있는 평안북도 구성 탱크 공장으로 추정된다”며 “구성 전차 공장에서 궤도식 전차, 자주포와 이동식 발사대까지 생산하려는 듯하다”고 했다. 구성 전차 공장은 북·중 접경 지대에 있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이 용이한 곳이라고 한다. 북한이 러시아에서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받고, 그 반대급부로 북한이 구성 탱크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600㎜ 초대형 방사포(다연장 로켓)를 러시아에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