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국제저작권관리단체 연맹(CISAC) 세계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뉴스1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가 음악 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엔터 업계를 떠난 지 1년여 만이다.

이 설립자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세계 총회에서 “저희와 곧 송 캠프(Song camp)를 하실 사셈(SACEM)의 세실 랩-베버 대표님, 저희 회사(블루밍 그레이스)에도 놀러 오셨고, 저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저작권계 UN’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저작권 단체인 CISAC 총회에 기조 연설자로 나와 인사말을 하던 중 자신의 개인 회사 블루밍 그레이스를 통해 프랑스 작사·작곡가·음악출판사 협회 ‘사셈’과 송 캠프를 개최한다고 밝힌 것. 송 캠프란 국내외 뮤지션이 모여 신곡을 만드는 집단 창작 방식을 말한다.

이 설립자는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엔터업 복귀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곧 알게 되겠죠”라고만 답했다. 그는 지난해 3월 SM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 끝에 회사를 떠난 뒤 국내 활동을 자제해 왔다. 지난해 하이브와 SM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3년간 국내 엔터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경업 금지 조항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음악 사업 활동 참여는 가능하다. 실제로 그는 올해 초 블루밍 그레이스를 통해 ‘A2O 엔터테인먼트’란 이름으로 연예오락업 등이 포함된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일본에선 소셜미디어를 통해 ‘A2O엔터 아이돌 연습생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블루밍 그레이스 측은 “중국과 일본에서 연습생 오디션을 진행한 게 맞다”며 “다만 아직 정확한 활동 시일이 정해진 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총회 기조 연설자로 ‘한류의 아버지(Father of K-wave)’란 소개와 함께 등장한 그는 “어릴 때 굉장히 유명한 가수였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데뷔한 아이돌 가수였다”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로봇의 세상을 꿈꿨고, 컴퓨터 엔지니어링 석사 학위도 로봇 관련 논문으로 받았다”며 “K팝과 인공지능(AI)의 접목은 K팝이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AI 챗봇이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연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식재산권 침해’ ‘표절’ ‘보이스피싱’ 등 AI 기술이 악용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선 ‘AI 챗봇과 소셜미디어 실명제 도입’을 해결법으로 주장해 장내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