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여덟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토트넘은 6일 밤 11시 사우샘프턴을 홈으로 불러 EPL 2022-2023시즌 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지난 시즌 아시아인 최초로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두 시즌 연속 골든부츠(득점왕에 주는 상)를 노린다.
◇'실패한 영입’에서 득점왕 2연패 도전
분데스리가에서 뛰다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의 첫 시즌 성적표는 초라했다. 리그 28경기 4골에 그쳤다. 부상까지 겹쳐 출전 기회가 줄어들자, ‘이적료 3000만유로(약 400억원)만큼 가치는 아니다’ ‘실패한 영입’이라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2016-2017시즌 리그에서 14골을 퍼부은 것을 시작으로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2019-2020, 2020-2021시즌엔 10골 10도움 이상을 기록하며 공격력을 입증했다. 결국 지난 시즌 최종 38라운드 노리치시티전에서 2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은 현재 최전성기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능력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지난 시즌 슈팅 대비 골이 26.7%. 슛 4개 중 1개가 골망을 흔들었을 정도로 결정력도 뛰어나다. 올 시즌 앞둔 프리시즌 4경기에서도 2골 3도움으로 변함없는 능력을 과시했다. 올해 토트넘이 전력을 대폭 보강하면서 상대 집중 견제 부담도 덜게 됐다.
그러나 올 시즌은 득점왕 경쟁이 더욱 거세다. 공동 득점왕에 오른 무함마드 살라흐(30·리버풀)의 공격이 여전히 날카롭다. 여기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던 엘링 홀란(22)이 맨체스터시티 유니폼을 입고 득점왕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손흥민과 환상의 호흡을 맞추는 해리 케인(29)도 잠재적인 득점왕 경쟁자로 꼽힌다.
◇경쟁자는 ‘분데스리가 괴물’과 ‘킹 파라오’
홀란은 10년 넘게 세계 축구를 호령한 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뒤를 이을 최고 공격수로 꼽힌다.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67경기 62골을 터뜨렸다. 거의 매 경기 골맛을 봤다. 194㎝ 장신인 홀란은 몸싸움에 능한 데다 스피드, 골 결정력도 갖췄다. 세계적 명장인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 아래 얼마나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케빈 더브라위너라는 최정상급 플레이 메이커가 그의 공격력을 예리하게 만들 전망이다.
2017년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살라흐는 2017-2018(32골), 2018-2019(22골), 2021-2022(23골) 세 번 득점왕에 올랐다. 2019-2020시즌 19골을 제외하면 매 시즌 20골 이상을 넣었다. 지난 시즌 말 사타구니 부상을 당한 가운데서도 투혼을 발휘 시즌 최종전에 복귀해 골을 넣으며 손흥민과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올 시즌 전 ‘커뮤니티실드(전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과 FA컵 우승팀 맞대결)’에선 라이벌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 골을 터뜨리며 예열을 마쳤다. 벤피카 소속으로 지난 시즌 포르투갈리그 득점왕에 오른 다윈 누녜스도 살라흐와 같은 리버풀에 입단해 득점 사냥에 나선다.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는 해리 케인도 잠재적 득점왕 후보로 꼽힌다.
◇양강은 리버풀-맨시티,토트넘이 복병
축구 통계 전문 매체 디애널리스트는 이번 시즌 리버풀의 우승 확률을 49.72%로 가장 높게 봤다. 맨체스터 시티는 47.03%로 2위다. 최근 다섯 시즌 동안 리버풀이 2019-2020시즌 한 번 우승했고, 나머지 네 시즌은 맨시티가 정상 축배를 들었다.
토트넘의 우승 확률은 리버풀, 맨시티에 이어 3위다. 확률이 1.81%에 그칠 만큼 희박한 것으로 예측되지만,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히샤를리송, 이반 페리시치 등 새로 보강한 선수들과 손흥민, 케인 등 기존 선수들을 데리고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지 미지수다. 토트넘의 리그 우승은 1960-1961시즌이 마지막이었다. 리그가 프리미어리그라는 현재 골격(1992년 개편)을 갖추기 훨씬 전이었다.
황희찬이 속한 울버햄프턴도 6일 밤 11시 리즈 유나이티드와 첫 경기를 치른다. 황희찬은 최근 등 번호를 26번에서 팀의 주요 공격수의 상징인 11번으로 바꿨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한국 선수 EPL 데뷔 시즌 최다 골인 5골을 터뜨렸다. 2년 차 징크스 극복이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