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 생리학
루이 후아르트 지음ㅣ류재화 옮김ㅣ페이퍼로드ㅣ208쪽ㅣ1만5800원
“바보도 돌아는 다닌다. 그러나 절대 산책은 아니다.”
그렇다면 산책이란 무엇인가? “튼튼한 다리, 열린 귀, 밝은 눈. 만일 파리에 산책자 클럽을 만든다면 회원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주요한 신체 조건이다.” 산책은 야외 학교이자 “서로 싸우는 풍뎅이들만 봐도 비로소 진짜 성(聖) 게오르기우스의 결투를 보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사색의 순간이다. 저자는 무위도식자, 부랑자, 양아치 등 여러 인간 군상을 제시하며 “산책자를 흉내 내는 원숭이”가 아니라 진정한 산책자가 되는 데 필요한 풍자적 지침을 전한다.
1841년 출간한 책이다. 이제 막 발흥한 도시적 우울과 권태, 저자는 그 속에서 지금도 유효할 산책 기술을 하나 당부한다. “어떤 우물 옆을 지나다가 순간, 약간 슬픈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 벌어진, 습한 구덩이 속에 머리를 처박는 생각 대신, 제발, 그냥 이 우물 속에 침을 뱉자. 그리고 자신을 다독이자. 그리고 한 시간이든, 한 시간 하고도 15분이든 계속 원을 그리며 주변을 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