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살을 에는 칼바람 한파’ ‘살을 에는 추위 속 실종 80대,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 ‘모자와 장갑, 귀마개까지 껴도 살을 에이는 칼바람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살을 에이는 추위 속에서 행인들을 피하느라 번번이 촬영이 중단됐다’….

최근 한파 관련 위 보도에서 ‘에는’과 ‘에이는’ 중 어느 것이 맞을까요? 정답은 ‘에는’입니다. ‘에다’는 ‘칼 따위로 도려내듯 베다’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하다’라는 뜻이 있어요. 차례대로 예를 들면 ‘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갑자기 가슴을 에는 듯한 슬픔이 몰아쳤다’와 같이 써요. 유의어로는 ‘베다’ ‘자르다’ ‘저미다’ ‘도리다’ 등이 있고, ‘살을 에다’는 ‘(사람이) 칼로 살을 베어내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할 정도로 매섭다’는 뜻을 가진 관용구예요.

‘에이다’는 ‘에다’의 피동사로 ‘(사람이나 사물이 날카로운 연장 따위에) 도려내듯 베이다’라는 뜻이 있어요. 또 ‘(마음 따위가) 칼로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당하다’라는 뜻으로 씁니다. 예를 들면 ‘추위에 살이 에일 것 같다’ ‘애통함에 가슴이 에인다’와 같이 써요.

즉 ‘에다’의 의미로 ‘살을 에이는’처럼 ‘에이다’를 쓰면 잘못이지만, ‘살이 에일 듯이’와 같이 피동사일 때에는 표준어로 인정한다는 것을 잘 구별해 알아두세요.

[예문]

- 계곡의 밤바람이 코끝을 에어 낼 것처럼 휘몰아치고 있었다.

- 가뜩이나 빈속은 칼로 에는 듯 쓰렸다.

- 할머니는 막내 고모를 외국으로 떠나 보내고 가슴을 에는 듯이 슬퍼하셨다.

- 지난주 내내 어찌나 추운지 살이 에이는 듯하였다.

- 중요한 경기인데 상대편에게 역전을 당해 애통함에 가슴이 에인다.

- 어머니 대신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가슴이 에이는 듯한 슬픔이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