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미 스탠퍼드대에서 좌담회를 하고 한일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한일 정상이 제3국에서 공동 행사를 주최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번 APEC 기간에 올 들어 7번째 양자 회담도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서로에 대한 신뢰감을 나타내면서 첨단 과학기술에서 양국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먼저 인사에 나선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저에게 오늘이 빅데이(big-day)”라며 “올해 3월 윤 대통령과 내가 양국 셔틀 외교 재개를 결단한 이후 한일 정상회담이 올해 벌써 7차례로, 문자 그대로 신기록”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우리의 공통점은 맛있는 식사와 술을 좋아하는 것”이라면서 3월 도쿄 한 식당과 5월 서울 대통령 관저에서 별도 친교 행사를 한 일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기시다 총리”라고 소개하면서 “나와 기시다 총리가 한일 협력의 지평을 과학기술 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핵심 신흥 기술 협력에 합의한 지난 8월 미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3국이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원천·첨단 기술, AI·디지털, 탄소 저감 등에서 한일,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자고 했고, 기시다 총리도 “과학기술 변혁은 변화하는 일·한 관계를 상징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한일 스타트업 간담회에서도 양국 협력 확대로 시너지를 내자고 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한국 정부는 내년 도쿄에 스타트업센터를 열어 양국 스타트업 교류의 거점을 마련하고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