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재단은 26일 밤(현지 시각) 영국 런던 이벤트홀인 원메릴본에서 연 시상식에서 인도 작가 기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Tomb of sand)을 2022년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작품을 영어로 옮긴 미국 번역가 데이지 록웰도 공동 수상했다.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한국 작가 정보라(46)는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1957년 인도에서 태어난 기탄잘리 슈리는 힌디어에 기반한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수상작 ‘모래의 무덤’은 역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역사 중 처음으로 최종 후보에 오른 힌디어 책이었다. 인도 북부를 배경으로 예기치 않게 파격적인 삶을 얻게 된 80세 여성의 모험을 그렸다. 부커상 심사위원단은 “진지한 주제에도 기탄잘리 슈리의 가벼운 터치와 풍부한 말투가 작품을 재미있고 독창적으로 만든다”고 소개했다.
부커상은 노벨 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2005년 신설된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가와 번역가에게 함께 상을 준다. 한국 작가로는 2016년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이 상을 받았다. 정 작가와 안톤 허(본명 허정범·41) 번역가는 소설집 ‘저주토끼’로 지난 4월 최종 후보 6명에 포함돼 기대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