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95년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계 회장이 탄생했다. 중국계 미국 여성 영화 제작자인 재닛 양(楊燕子·66)이 AMPAS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AP가 2일 보도했다. 여성 회장은 이번이 네 번째다. AP 등 외신들은 “미국의 인종차별 반대 운동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로 촉발된 할리우드 개혁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조이 럭 클럽’(1993년) ‘래리 플린트’(1996년) 같은 영화를 만든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다. 미 브라운대에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80년대부터 40여 년간 영화 제작자로 활동했다. 1980년대 중국 개혁·개방 이후 장이머우(張藝謀)·천카이거(陳凱歌) 같은 중국 감독의 영화를 서방에 소개했고, 할리우드 영화의 중국 시장 진출을 돕는 데도 앞장섰다. 이미경 CJ 부회장·배우 이병헌 등 한국 영화계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오버 더 문’의 총괄 제작자로 지난해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