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린 4일 미국 국무부는 “한국의 민주 제도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외신들도 이 소식을 실시간으로 타전했다. 뉴욕타임스(미국)·파이낸셜타임스(영국)·NHK(일본) 등 주요 매체가 속보 형식으로 알림을 보냈고, BBC와 CNN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뉴스를 생중계했다.
미국 매체들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백악관 국빈 만찬 때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며 미 국민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던 윤 전 대통령의 극적인 탄핵을 조명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CNN은 “바이든과 ‘철통같은 동맹’을 약속하며 축배를 들었던 윤 전 대통령이 헌재에 의해 탄핵이 확정된 두 번째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주요 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은 윤 전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을 조명하면서 차기 대통령이 누가 선출될지에 따라 한일 관계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전 대통령은 일·한 관계를 극적으로 개선시킨 인물”이라며 “차기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은 (반일) 좌파 계열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로, 정권 교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일·한 간의 긴밀한 연계를 최우선 과제로 대응해 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선고 직후 속보를 냈고, 중국 CCTV는 정규 방송 도중 탄핵 결정 속보를 자막으로 전했다. CCTV는 “윤 전 대통령은 앞으로 내란 혐의에 대한 재판 등 험난한 법정 싸움을 이어가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럽 매체들은 한국의 탄핵 찬반 집회를 다루면서 시민들이 비교적 질서 있게 의견을 표출했다는 점을 조명했다. 영국 BBC는 “판결 직후 한국인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차분했다”며 “한국인들 사이엔 정치적 입장이 너무나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에 (타인의 눈치가 보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을 주저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