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 전문가들은 한국 로봇 산업의 역사가 짧은 만큼 선진국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연구 개발되는 기술들이 현장에서 빠르게 활용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핵심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국산 기술의 신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휴보’의 아버지로 알려진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협동로봇 분야 핵심 부품인 감속기, 모터 등 구동장치 등은 국산화가 많이 진행됐지만 아직 신뢰성이 쌓이지 않아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각 회사의 제품을 조합해 실제 서비스 회사에 제공하는 시스템 통합(SI) 인재 양성과 SI 산업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준범 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는 “국산 핵심 기술이 개발돼도 성능 검증 등에 몇 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그동안 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의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한 마중물을 줘야 기업 투자나 연구 성과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해원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연구 단계에서 ‘로봇 팔 정확도가 1㎝ 안으로 들어왔나’와 같은 정량적 평가에 집착하면 산업의 변화를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 많다”면서 “실제 해당 기술이 필요한 기업과 긴밀히 소통해 원하는 사양과 최신 트렌드를 맞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로봇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광 받는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는 기술적인 우위나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면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같이 기술적 난도가 높은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경우 얻을 수 있는 분명한 혜택이 있다면 국내 로봇 산업의 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