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의 탄탄한 제조 역량과 이스라엘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손을 잡으면 ‘윈윈’할 기회가 수도 없이 나타날 겁니다.”
지난달 16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만난 요즈마그룹의 이갈 에를리흐 회장은 “한국을 여러번 방문하며 느낀 건 한국이 전자·차량·식품·의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믿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요즈마그룹은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산업의 모체 격인 벤처 투자사다.
벤처 강국으로 통하는 이스라엘은 첨단 기술을 발 빠르게 상용화하는 데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땅이 좁고, 인구가 적어 대규모 제조에선 항상 벽에 부딪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스라엘의 국토와 인구는 각각 한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에를리흐 회장은 “이스라엘 기술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제조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요즈마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의 유망 벤처에 공동 투자할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에를리흐 회장은 지난 2014년 요즈마그룹의 첫 아시아 지사를 한국에 설립했다. 작년 11월에는 한국과 이스라엘 간 협업을 위한 ‘요즈마 이노베이션 센터(YIC)’도 출범시켰다. YIC 센터장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경제무역대표를 지낸 ‘한국통’ 야니브 골드버그가 맡고 있다.
에를리흐 회장은 “작년 12월 한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믿을 만한 한국 기업에 제품 제조를 맡기고 싶다는 이스라엘 기업들의 문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나스닥에 상장한 이스라엘의 의료 영상 진단 기술 기업 나녹스가 경기도 용인에 공장을 지은 것처럼, 앞으로 비슷한 협업 사례가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요즈마그룹은 올 하반기 서울에서 ‘제1회 한국-이스라엘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에를리흐 회장은 “한국과 이스라엘은 피(자본)를 섞기에 좋은 파트너”라며 “이스라엘의 유망 스타트업과 한국 중견·중소 제조 기업을 연결해, 글로벌 시너지가 만들어지도록 돕겠다”고 했다.
/텔아비브(이스라엘)=오로라 기자